여행이 주는 선물

황현호 원장

국제코치훈련원 원장

한국부부행복코칭센터 원장

아주대학교경영대학원 겸임교수

광운대학교교육대학원 겸임교수

숭실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전, ICF코리아챕터 회장

오늘 아침, 베트남 다낭의 호텔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과 함께 특별한 여정의 둘째 날이 시작되었다. 국제코치훈련원 전문코치훈련아카데미 6기의 졸업여행, 3박 5일의 여정 중 실제적인 여행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아침이다. 어제 저녁, 6기 임원진들이 준비한 깜짝 선물을 받았다. 여행 중 팁으로 사용하라며 준비한 달러 용돈 봉투와 함께 담긴 손편지. "여행은 풍경보다 사람이 더 크게 남습니다"로 시작되는 그 편지를 읽으며, 나는 여행이 주는 진정한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코칭 교육 현장에서 2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한 동료들과 떠나는 이 여행은 단순한 졸업 기념이 아니다. 그것은 배움의 마침표이자, 새로운 시작의 쉼표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각자의 내면을 성장시키는 강력한 성찰의 시간이 될 것이다.

여행이 가져다주는 심리적 변화

심리학자들은 여행이 인간의 인지 유연성을 높인다고 말한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우리 뇌는 새로운 신경 경로를 만들어낸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여행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성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칭에서 추구하는 관점의 전환, 즉 리프레이밍과 정확히 일치하는 효과이다.

코칭 현장에서 이런 고객을 만난 적이 있다. 오랫동안 자신의 커리어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던 그는 코칭 과정 중 자발적으로 한 달간의 안식월을 계획했다. "매일 같은 사무실, 같은 루틴에서는 제 진짜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어요"라고 그는 말했다. 안식월을 마치고 돌아온 그의 결정은 명확했다. 여행이 그에게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거리를 제공했던 것이다.

여행 전 설레임이 만드는 에너지

여행을 계획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변화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기대의 심리'라고 부른다. 네덜란드의 한 연구팀은 여행을 앞둔 사람들이 실제 여행 중보다 계획 단계에서 더 큰 행복감을 느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설레임은 우리에게 집중력을 부여하고, 목표를 향한 동기를 강화시킨다.

지난 몇 주간 우리 6기 전문위원들이 보여준 모습이 바로 그랬다. 여행 준비를 하며 나누던 대화들, "다낭에서 꼭 해보고 싶은 것",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이미 우리는 일상과는 다른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코칭에서도 마찬가지다. 고객이 자신의 비전을 그리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때, 그 과정 자체가 이미 변화의 시작이다.

예기치 않은 순간들이 주는 교훈

여행의 진정한 가치는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드러난다. 비행기 지연, 길을 잃는 경험, 언어 장벽으로 인한 오해. 이런 순간들은 우리를 당황하게 하지만, 동시에 가장 큰 배움을 준다. 회복탄력성 연구자들은 이를 '역경을 통한 성장'이라고 설명한다.

한 고객은 코칭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첫 제품을 출시했는데 시장 반응이 예상과 완전히 달랐어요. 실패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코칭을 통해 그는 이 경험을 다르게 해석하기 시작했다. "그 실패가 제게 고객의 진짜 니즈가 무엇인지 알려줬어요. 지금의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그 실패에서 나왔습니다." 여행에서 길을 잃었을 때 새로운 풍경을 발견하듯, 예상치 못한 경험은 종종 더 큰 기회로 이어진다.

함께하는 여정의 특별한 가치

혼자 떠나는 여행도 의미 있지만, 함께하는 여행은 특별한 가치를 지닌다. 공동의 경험은 유대감을 강화하고, 서로에게 거울이 되어준다. 조직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함께 도전적인 경험을 공유한 팀은 신뢰도가 높아지고 협력이 증진된다.

2년간 같은 교육 과정을 이수한 우리 6기 동기들과의 이 여행은 더욱 특별하다. 같은 철학을 공유하고, 비슷한 꿈을 꾸는 사람들이 모였다. 오늘 이 다낭의 해변에서, 카페에서, 저녁 식사 자리에서 "당신의 코칭 비전은 어떤 모습인가요?"라는 질문이 오갈 것이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 정말 좋은데요!"라는 격려가 이어질 것이다. 이런 대화들이 모여 각자의 용기가 된다.

돌아간 후를 준비하는 시간

여행의 마지막 선물은 돌아간 후에 펼쳐진다. 여행심리학자들은 '여행 후 효과'를 강조한다. 새로운 시각으로 일상을 바라보게 되고, 익숙함 속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능력이 생긴다. 이는 포용력의 확대, 시야의 넓어짐으로 나타난다.

한 고객은 코칭 과정에서 자신의 목표를 명확히 하고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 "머릿속으론 알겠는데, 실천이 어려워요"라고 했다. 이때 나는 제안했다. "이번 주말, 가보지 않은 동네를 하루 종일 걸어보세요. 특별한 목적지 없이요." 그는 돌아와서 말했다. "낯선 거리를 걷다 보니 제가 얼마나 익숙함에 갇혀 있었는지 알았어요. 월요일 아침, 새로운 프로젝트에 바로 착수했습니다." 환경의 변화가 가져오는 심리적 거리는 우리에게 더 명확한 판단력과 실행력을 제공한다.

여행을 삶의 변화로 연결하기

여행의 효과를 실제 삶의 변화로 연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여행 중에 자신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 "지금 내게 필요한 변화는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들이다. 

둘째, 새로운 경험에 열린 마음으로 임한다. 

계획에서 벗어난 순간들도 기꺼이 받아들인다. 

셋째, 동료들과의 대화에서 나온 아이디어와 격려를 기록한다. 

넷째, 돌아간 후 여행에서 얻은 통찰을 구체적인 행동 계획으로 만든다.

이번 다낭 여행에서 우리 6기 전문위원들이 나눌 이야기들, 함께 꿈꿀 비전들이 각자의 코칭 현장에서 실제 변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임원진들의 편지 마지막 문구처럼 "다닝에서의 시간들이 소중한 6기 모든 분들의 마음에 오래 남는 선물이 되길" 바란다.

여행은 풍경을 담는 것이 아니라 내면을 담는 과정이다. 낯선 곳에서 우리는 진짜 자신을 만나고, 함께하는 사람들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만남과 발견이 우리를 성장시킨다. 오늘 이 다낭의 아침이, 그리고 앞으로의 여정이 모든 이들에게 삶을 확장시키는 선물이 되기를 바란다.

성찰 질문

1. 이번 여행에서 당신이 발견하고 싶은 자신의 모습은 무엇이며, 그것을 발견하기 위해 어떤 질문을 자신에게 하고 싶나요?

2. 함께하는 동료들과 나누고 싶은 당신의 코칭 비전은 무엇이며, 그 비전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첫 번째 실천 과제는 무엇인가요?

참고문헌

국제코치훈련원 전문코치훈련아카데미 6기 임원진 편지 (2025년 11월 18일)

Nawijn, J., Marchand, M. A., Veenhoven, R., & Vingerhoets, A. J. (2010). Vacationers Happier, but Most not Happier After a Holiday. Applied Research in Quality of Life, 5(1), 35-47. 

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007/s11482-009-9091-9

Bastian, B., Jetten, J., Thai, H. A., & Steffens, N. K. (2018). Shared Adversity Increases Team Creativity Through Fostering Supportive Interaction. Frontiers in Psychology, 9, 2309. 

https://www.frontiersin.org/journals/psychology/articles/10.3389/fpsyg.2018.02309/full

Zimmermann, J., & Neyer, F. J. (2013). Do we become a different person when hitting the road? Personality development of sojourner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05(3), 515-530.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ulterior-motives/201309/extended-travel-affects-personal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