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의 믿음은 전파다 (2-10번 역량)_황현호 원장

작성자: 최고관리자님    작성일시: 작성일2025-12-12 07:19:53    조회: 31회    댓글: 0

코치의 믿음은 전파다

(2-10번 역량)



황현호 원장

국제코치훈련원 원장

한국부부행복코칭센터 원장

아주대학교경영대학원 겸임교수

광운대학교교육대학원 겸임교수

숭실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전, ICF코리아챕터 회장

 


강의를 마친 후 한 수강생이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원장님, 저는 세션 중에 고객이 말도 안 되는 목표를 이야기할 때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겉으로는 '좋네요'라고 하지만, 속으로는 '저게 되겠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고객은 다음 세션부터 목표에 대한 이야기를 잘 안 하더라고요."


이 수강생의 고백은 많은 코치들이 경험하는 불편한 진실을 드러낸다. 우리는 입 밖으로 내지 않은 생각은 아무 영향이 없다고 믿는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보이지 않는 신호들

물리학에는 관찰자 효과라는 용어가 있다. 미시 세계에서는 누군가가 대상을 지켜보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대상의 상태가 변한다는 이론이다. 놀랍게도 이 법칙은 코칭이라는 인간관계의 역학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코치가 입 밖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코치의 머릿속에 머무는 생각과 무심코 하는 행동은 공기 중의 파동처럼 고객에게 전해져 그들의 반응을 바꿔놓는다.


2025년 ICF 핵심 역량 2-10에 새롭게 신설된 역량은 이 점을 명확히 한다.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고객 및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인식한다는 이 역량은 코칭이 단순한 기술적 대화가 아니라, 두 존재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에너지의 교류임을 강조한다.


많은 코치들이 "나는 티를 안 냈다"고 생각한다. 한 코치는 은퇴를 앞둔 고객이 "제과점을 차리고 싶다"고 말했을 때 속으로는 '나이도 있으신데 힘들 텐데'라고 의심했지만, 겉으로는 "좋은 목표네요"라고 웃으며 말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인간의 신경계는 매우 예민한 레이더와 같다. 코치의 눈빛, 미세한 표정 변화, 목소리의 톤, 심지어 침묵의 질감에서 고객은 직관적으로 코치의 불신을 감지한다. 코치가 믿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고객은 방어적으로 변하고 자신의 진짜 잠재력을 숨기게 된다.


생각이 현실을 만드는 방식

이 역량이 요구하는 것은 고도의 자기 객관화와 책임감이다.

첫째, 나의 생각이 만드는 자기 충족적 예언을 경계해야 한다. 코치가 "이 고객은 통찰력이 뛰어나"라고 생각하면, 무의식적으로 더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고 더 오래 기다려주게 된다. 결과적으로 고객은 정말로 뛰어난 통찰을 발휘한다. 반대로 "이 고객은 이해가 느려"라고 생각하면, 코치는 질문의 수준을 낮추고 설명을 늘어놓게 되어 고객을 수동적으로 만든다. 


예를 들어, 경력 전환을 고민하는 고객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할 때, 코치가 속으로 '이 나이에 무슨 도전이야'라고 생각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라는 검증 질문을 던지게 된다. 반면 '멋진 도전이네'라고 생각하면 "그 도전이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라는 탐색 질문을 하게 된다. 나의 생각이 고객의 현실을 창조하고 있지는 않은지 끊임없이 점검해야 한다.


둘째, 나의 행동이 타인에게 미치는 파급력을 인식해야 한다. 코칭에서 코치가 시계를 자주 쳐다보거나, 팔짱을 끼고 뒤로 물러앉는 사소한 행동은 고객에게 "지루하다"거나 "평가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한 라이프코치는 고객이 이혼 후 새로운 관계에 대한 두려움을 이야기할 때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고 한다. 그 순간 고객은 이야기를 멈췄다. 또한 이 역량은 고객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도 포함한다. 가족 코칭에서 코치가 배우자에게 보내는 피드백 방식이나 태도가 고객의 가족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하는 것 또한 코치의 윤리적 책임이다.


실천을 위한 제안

그렇다면 코치는 어떻게 자신의 영향력을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을까?


첫째, 투명성을 통한 영향력 관리다. 

만약 코치가 피곤하거나 개인적인 일로 집중하기 어렵다면, 억지로 감추기보다 솔직하게 양해를 구하는 것이 낫다. "제가 오늘 컨디션이 조금 좋지 않아 평소보다 반응이 늦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집중하겠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상태가 미칠 영향을 미리 예고하고 관리할 때, 고객은 오해하지 않고 안전감을 느낀다.


둘째, 세션 후 자기 점검 루틴을 만들어라. 

코칭이 끝난 후 5분이라도 시간을 내어 다음을 복기해 보자. 고객의 어떤 말에 나는 속으로 판단했는가? 그때 나의 표정과 목소리는 어땠는가? 고객의 반응은 그 전후로 어떻게 달라졌는가? 이런 성찰은 자신의 무의식적 패턴을 인식하는 첫걸음이다.


셋째, 의도적으로 비언어적 신호를 조율하라.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약간 앞으로 기울이고, 눈을 부드럽게 맞추는 것만으로도 고객은 자신이 환영받고 있다고 느낀다. 특히 고객이 어려운 이야기를 꺼낼 때, 코치의 얼굴에 긴장이나 놀람이 스치면 고객은 즉시 입을 다문다. 중립적이면서도 따뜻한 표정을 유지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우리는 코칭이라는 무대 위에서 투명 인간이 아니다. 우리는 강렬한 조명이다. 내가 어떤 색깔의 필터를 끼우느냐에 따라 무대 위 주인공인 고객의 모습은 다르게 비친다. 당신은 지금 고객을 향해 가능성이라는 빛을 비추고 있는가, 아니면 의심이라는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가?



성찰 질문

1. 코칭 중 내가 고객을 속으로 판단하거나 의심했을 때, 그 생각이 나의 질문이나 태도, 그리고 고객의 반응에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 복기해 본 적이 있다면 나눠주세요.

2. 고객이 나에게 편안함을 느끼고 더 깊은 이야기를 꺼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내가 의도적으로 취하고 싶은 비언어적 행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참고문헌

ICF Core Competency 2.10: Remains aware of the influence of one's thoughts and behaviors on the client and others 

ICF 핵심 역량 2.10: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고객 및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인식한다

https://coachingfederation.org/credentials-and-standards/core-competenc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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