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에게도 코치가 필요한 순간 (2-8번 역량)_황현호 원장

작성자: 최고관리자님    작성일시: 작성일2025-12-10 07:53:01    조회: 89회    댓글: 0

코치에게도 코치가 필요한 순간

(2-8번 역량)



황현호 원장

국제코치훈련원 원장

한국부부행복코칭센터 원장

아주대학교경영대학원 겸임교수

광운대학교교육대학원 겸임교수

숭실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전, ICF코리아챕터 회장

 


3년 차인 한 코치는 최근 자신에 대해 새로운 알아차림을 했다. 코칭을 하고 있는 고객에게  자꾸 "그냥 견디세요"라는 말을 해주고 싶은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평소 자신의 코칭 철학과 전혀 맞지 않는 생각이었다. 알고 보니 자신이 지난 6개월간 과도한 업무로 소진 상태에 있었던 것이다. 그제야 그는 깨달았다. 코치에게도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종종 전문가란 모든 답을 알고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착각한다. 특히 타인의 성장을 돕는 코치는 무결점의 존재여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감에 시달리곤 한다. 고객 앞에서는 항상 강하고 흔들리지 않으며 전지전능해야 한다는 슈퍼맨 콤플렉스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코치가 가장 위험해지는 순간은 바로 나 혼자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순간이다.


ICF 핵심 역량 2.08 필요한 경우 외부 자원의 도움을 구한다는 코치에게 자신의 한계를 겸손하게 인정하고 더 넓은 지혜의 바다와 연결될 것을 요구한다. 이 역량은 코치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활용하겠다는 프로페셔널한 책임감의 표현이다. 그렇다면 코치는 언제, 어디에 도움을 청해야 할까.



슈퍼비전을 통한 성찰적 도움

첫째, 코칭 슈퍼비전을 통한 성찰적 도움이다. 

코치도 인간이기에 자신의 등 뒤를 볼 수 없다. 코칭 슈퍼비전은 코치가 변화의 주체가 되도록 돕는 과정이며, 슈퍼바이저와 함께 코칭 케이스를 되돌아보고 강점과 취약점을 발견할 수 있기에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고객과의 세션에서 반복적으로 놓치는 패턴이나 나도 모르게 작용하는 무의식적 편향은 스스로 발견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한 커리어코치가 고객의 인생 전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꾸 안정적인 선택만을 강조하는 자신을 발견했다면, 이는 코치 자신의 위험회피 성향이 투사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때 경험이 풍부한 슈퍼바이저는 코치의 거울이 되어준다. 내가 이 상황에서 왜 이렇게 반응했을까를 슈퍼바이저와 함께 탐구할 때, 코치는 자신의 블라인드 스팟을 발견하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도움을 청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필수 코스다.


전문 지식과 자원 활용

둘째, 전문 지식이나 정보가 필요한 경우다. 

코칭은 고객이 답을 찾도록 돕는 것이지만, 때로는 고객이 특정 분야의 전문적인 정보나 자원을 필요로 할 때가 있다. 커리어코칭에서 40대 중반의 고객이 제2인생 설계를 위해 창업을 고려한다면, 코치가 법률적 조언이나 세무 지식을 얄팍하게 제공해서는 안 된다. 이때는 그 부분은 전문 세무사나 창업 컨설턴트의 자문을 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말하거나, 관련 전문가 네트워크를 활용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코칭 마인드셋에 부합한다.


실제로 국제코칭연맹 2014년 보고서는 상황과 조직 수준에 따라 모든 범주의 코치, 즉 외부 코치, 내부 코치, 관리자 및 코치 교육을 받은 리더를 활용할 것을 권장한다. 또한 협업 연구에 따르면 전문가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협력할 때 훨씬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모든 것을 다 아는 척하는 코치보다 정확한 자원을 연결해 주는 코치가 더 신뢰받는다.


정서적 소진을 위한 돌봄

셋째, 코치 자신의 정서적 소진을 다루기 위한 도움이다. 

고객의 깊은 아픔이나 트라우마를 다루다 보면 코치 역시 정서적으로 전이되어 힘들어질 때가 있다. 크리스티나 마슬라흐의 연구에 따르면 정서적 소진은 정서적 고갈, 이인화, 개인적 성취감 저하를 특징으로 한다. 특히 대인 서비스 종사자인 코치는 고객의 감정에 깊이 공감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에너지가 고갈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라이프코치가 연이어 이혼, 실직, 질병 등 삶의 위기를 겪는 고객들을 만나면서 자신도 모르게 무기력감과 냉소적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면, 이는 전형적인 소진의 신호다. 이때 혼자 끙끙 앓으며 버티는 것은 미덕이 아니다. 동료 코치들과의 모임, 멘토 코칭, 혹은 필요한 경우 심리 상담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치유하고 에너지를 충전해야 한다. 자기돌봄 연구에서도 자기수용과 자기친절이 번아웃 회복의 핵심 요소임을 강조한다. 건강하지 않은 코치가 건강한 코칭을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고립에서 연대로

아프리카 속담에 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한 명의 위대한 코치가 탄생하고 유지되기 위해서도 온 코칭 커뮤니티가 필요하다. 혼자만의 성에 갇혀 고군분투하기보다 문을 열고 나와 도움을 청하는 손을 내밀어보자. 슈퍼비전 전문가들은 슈퍼비전이 코치 자신의 감정적 소진, 무력감, 분노를 조절하는 데 필수적이며, 상담과정을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안전망이라고 강조한다.


코칭 교육과 훈련 현장에서도 이러한 원칙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코치 교육자로서 우리는 예비 코치들에게 외부 자원 활용의 중요성을 가르칠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도 끊임없이 배우고 도움을 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코칭 리더십이다.

가장 지혜로운 코치는 혼자 모든 짐을 지는 사람이 아니라, 언제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지 아는 사람이다. 당신의 곁에는 지금 누가 있는가.



성찰 질문

1. 코칭을 진행하면서 막막함이나 어려움을 느꼈을 때, 솔직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멘토나 동료 그룹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2. 내가 모른다는 것을 들키면 안 돼라는 두려움 때문에 외부의 도움이나 자원 활용을 주저했던 경험이 있다면 나눠주세요. 



참고문헌

ICF Core Competency 2.08 Seeks help from outside sources when necessary.

(한국어 번역) ICF 핵심 역량 2.08 필요한 경우 외부 자원의 도움을 구한다.

이은수 (2022). 자기돌봄 일상화에 관한 소고: 번아웃 회복을 중심으로. 인문사회 21, 13(4), 911-924.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867679

번아웃 증후군 -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번아웃_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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