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의 직관, 마법인가 데이터인가 (2-5번 역량)_황현호 원장

작성자: 최고관리자님    작성일시: 작성일2025-12-07 23:19:31    조회: 118회    댓글: 0

코치의 직관, 마법인가 데이터인가

(2-5번 역량)


황현호 원장

국제코치훈련원 원장

한국부부행복코칭센터 원장

아주대학교경영대학원 겸임교수

광운대학교교육대학원 겸임교수

숭실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전, ICF코리아챕터 회장

 


지난주 코칭 교육에서 한 수강생이 이런 질문을 던졌다. "코칭 중에 고객이 '괜찮다'고 말하는데 제 가슴이 답답해지더라고요. 이걸 말해야 할까요, 아니면 제 착각일까요?" 그녀의 눈빛에는 확신과 의구심이 동시에 담겨 있었다. 이 질문은 초보 코치들이 가장 자주 겪는 딜레마다.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느낌, 갑자기 스치는 강렬한 직관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


코칭 현장에서 직관은 종종 오해받는다. 마치 점쟁이의 예지력처럼 신비롭거나 비과학적인 것으로 치부되곤 한다. 그러나 국제코칭연맹은 핵심 역량 2-5에서 "자기 인식과 직관을 사용하여 고객에게 이로움을 준다"고 명시하며, 직관을 전문 코치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으로 정의한다. 이는 코칭이 단순히 이성적인 대화를 넘어 감각과 직관의 영역까지 확장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직관은 훈련된 데이터의 결과물이다

심리학자 호가드는 직관의 특성으로 빠른 사고, 신속한 인지,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면서 아는 것을 꼽는다. 코칭에서의 직관 역시 마찬가지다. 그동안 코치가 쌓아온 수많은 대화 경험, 사람에 대한 이해,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고객이 보내는 비언어적 신호들이 무의식 속에서 순식간에 통합되어 튀어나오는 통찰이다. 따라서 직관을 사용하는 것은 비과학적인 행위가 아니라 코치가 가진 모든 자원을 활용하는 고도의 전문적 행위다.


한 코칭 세션에서 고객은 새로운 직장에서의 적응에 대해 긍정적으로 이야기했다. 그러나 코치는 고객의 목소리 톤이 평소보다 낮고, 손이 계속 무언가를 만지작거리는 것을 포착했다. "고객님 말씀을 들으면서 제 가슴 한쪽이 무거워지는 느낌이 드는데요, 혹시 이 느낌이 지금 고객님의 상태와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이 질문 이후 고객은 사실 새 직장에서의 인간관계 때문에 불안하다는 진심을 털어놓았다.


직관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한 두 가지 전제

직관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반드시 두 가지 조건이 선행되어야 한다.

첫째, 철저한 자기 인식이 필수다. 코치에게 어떤 감정이나 느낌이 올라왔을 때, 그것이 고객에게서 온 것인지 아니면 코치 자신의 내면에서 온 것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고객의 이야기를 들으며 불안함을 느꼈다면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이 불안감은 고객이 느끼는 감정이 전이된 것인가, 아니면 내가 이 세션을 잘 이끌지 못할까 봐 느끼는 나의 불안인가?" 만약 코치 개인의 이슈라면 그것은 배제해야 한다. 직관은 오직 고객의 신호를 포착했을 때만 유효하다.


자기인식의 결여는 코치를 위험한 방향으로 이끈다. 리더십 전문가들은 과도한 자신감과 자기애로 인해 자기성찰을 할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들이 오히려 조직을 망치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한다. 코칭에서도 마찬가지다. "남 탓하는 본능"을 내려놓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의식적인 노력이 있어야만 진정한 자기인식이 가능하다.


둘째, 직관은 정답이 아닌 데이터로 제공되어야 한다. 아무리 강렬한 직관이 들더라도 코치는 그것을 진실이라고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당신은 지금 슬프군요"라고 말하는 것은 코치의 오만이다. 대신 "고객님의 말씀을 듣는데 제 마음이 갑자기 무거워지는 느낌이 듭니다. 혹시 이 느낌이 고객님의 상태와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라고 조심스럽게 꺼내 놓아야 한다. 이것을 가볍게 쥐고 놓기라고 한다.


국제코칭연맹은 이러한 직관의 활용이 자기조절 능력과 함께 작동할 때 진정한 힘을 발휘한다고 강조한다. 코치가 직관을 나눴을 때 고객이 "아니요, 전혀 그렇지 않은데요?"라고 반응한다면, 코치는 집착 없이 고객의 반응을 수용해야 한다. 직관의 목적은 내 예상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탐색을 돕는 것이기 때문이다.


직관을 통한 깊은 연결

한 코치는 이런 경험을 공유했다. 경력 전환을 고민하는 고객과의 세션에서 고객은 합리적인 장단점 분석을 늘어놓았다. 그러나 코치는 "왠지 모르게 지금 멈춰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라고 말했다. 고객은 잠시 침묵하더니 "사실 저도 뭔가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정말 원하는 게 뭔지 아직 모르는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그 한마디가 세션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이 역량의 핵심은 결국 고객에게 이로움을 준다는 뒷부분에 있다. 코치의 직관이 아무리 예리해도 그것이 고객의 성장을 돕는 데 기여하지 않는다면 불필요한 간섭일 뿐이다. 직관은 존재와 존재가 만나는 코칭 관계에서 자연스럽게 흐르는 에너지를 감지하는 능력이다. 코칭심리학 연구자들은 코칭을 방해하는 문제가 고객이 아닌 코치 내부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따라서 코치는 지속적인 성찰 훈련과 슈퍼비전을 통해 자신의 직관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직관을 키우는 실천적 방법

직관력을 기르는 기본은 자신이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도의 의식 집중 훈련을 하는 것이다. 이는 내면의 도를 닦고 수양하는 것과도 같다. 직관력을 지닌 코치는 대체로 자기 자신을 알고 받아들이며, 자신감과 내적 확신이 있고, 열린 마음과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있다. 또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경직된 규제나 행동방식에 얽매이지 않으며, 독립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지니고 있다.


코칭 교육 현장에서 나는 수강생들에게 매 세션 후 자신의 감정과 직관을 기록하도록 한다. "이 순간 나는 무엇을 느꼈는가?" "이 느낌은 어디에서 왔는가?" "나는 왜 이 질문을 던지고 싶었는가?" 이러한 성찰은 직관의 정확도를 높이고, 자신의 패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때로는 백 마디의 논리적인 질문보다 "왠지 모르게 지금 멈춰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라는 코치의 직관적인 한마디가 고객의 영혼을 울리기도 한다. 코칭은 머리와 머리의 대화를 넘어 존재와 존재가 만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지금 당신의 내면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가? 그리고 그 신호를 고객을 위해 용기 있게, 하지만 겸손하게 꺼내 놓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성찰 질문

1. 코칭 세션 중 고객의 말과는 다른 어떤 느낌을 받았지만 틀릴까 봐 두려워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면 나눠주세요.

2. 내 안에서 올라오는 감정이나 판단이 나의 것인지 고객의 것인지 구분하기 위해 평소에 어떤 자기 성찰 훈련을 하고 있나요?


참고문헌

ICF Core Competency 2.05 Uses awareness of self and one's intuition to benefit clients.

코치는 자신의 알아차림과 직관을 사용하여 고객에게 유익을 준다.

https://coachingfederation.org/wp-content/uploads/2025/09/icf-cs-core-competencies-2025.pdf

Hogarth, R. M. (2010). Intuition: A challenge for psychological research on decision making. Psychological Inquiry, 21(4), 338353. 

https://doi.org/10.1080/1047840X.2010.520260

 

윤대현. (2021, November 3). 자기인식 부족한 리더가 조직을 망친다. 매거진한경

http://magazine.hankyung.com/money/article/202110148454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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