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리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황현호 원장

국제코치훈련원 원장

한국부부행복코칭센터 원장

아주대학교경영대학원 겸임교수

광운대학교교육대학원 겸임교수

숭실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전, ICF코리아챕터 회장

지난주 한 학부모 코칭에서 있었던 일이다. 두 자녀를 둔 40대 여성 고객이 이런 말을 했다. "아이들이 제 말을 듣지 않아요. 남편도 제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 것 같고요. 제가 뭔가 부족한 걸까요?" 그의 말을 듣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은 가정에서 부모와 배우자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그 역할을 하고 있는가?'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겉으로는 잘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자기 자신에게 진실하지 못한 채 주어진 역할만 연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진정성, 삶의 근본

최근 리더십 연구에서 '진성 리더십'이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윤리적 붕괴, 예측 불가능한 위기, 급격한 환경 변화 속에서 조직은 단순히 카리스마 있는 리더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진실하고 그 진정성을 바탕으로 사람들과 투명하게 관계 맺는 리더를 필요로 한다. 이는 비단 조직의 리더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가정에서, 지역사회에서, 일상의 모든 관계에서 우리는 진정성 있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진성 리더십은 다른 모든 긍정적 리더십 형태의 근본 구조가 된다. 변혁적 리더십이나 서번트 리더십이 나무의 줄기와 가지라면, 진성 리더십은 그 나무를 지탱하는 뿌리인 셈이다.

진성 리더십의 네 가지 핵심 요소

연구자들은 진성 리더십을 네 가지 핵심 요소로 설명한다. 

첫째, 자기 인식이다. 이는 자신의 가치, 정서, 강점과 약점을 명확히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자기 인식은 한 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을 탐색하고 이해하는 진행 중인 과정이다.

둘째, 균형적 정보 처리다. 

이는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정보를 편향 없이 다각도로 고려하고 평가하는 능력이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편향된 정보 처리자이기 때문에, 진정성 있는 사람은 의도적으로 다양한 관점을 고려하고 자신의 편향을 점검한다.

셋째, 관계적 투명성이다. 

자신의 진정한 생각과 감정을 주변 사람들과 솔직하고 개방적으로 공유한다. 이는 신뢰 구축의 핵심이 된다.

넷째, 내면화된 도덕 관점이다. 

이는 외부 압력이나 보상이 아니라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가치와 윤리를 기준으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진정성 있는 사람은 단기적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진정하고 윤리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용기와 도덕적 역량을 발휘한다.

이 네 가지 요소는 진성 리더십을 가능하게 하는 내적 기반인 ‘긍정적 심리자본’을 통해 더욱 강화된다. 긍정적 심리자본이란 자신감, 낙관성, 희망, 회복탄력성과 같은 내면의 자원을 의미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반드시 해낼 것"이라는 희망을 잃지 않으며, 좌절했을 때 빠르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보여줄 때, 이러한 긍정적 심리 상태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긍정적 에너지를 전파한다.

코칭에서 본 진정성의 힘

코칭 현장에서 이 네 가지 요소는 매우 실질적으로 작동한다. 앞서 언급한 학부모 고객의 사례로 돌아가 보자. 그녀는 처음 코칭에 왔을 때 "가족들이 저를 존중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녀는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았고, 그 결과 상황에 따라 일관성 없는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코칭 과정에서 우리는 그녀의 핵심 가치를 탐색했다. 그녀는 '존중'과 '성장'을 가장 중시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자녀 교육에서도, 배우자와의 관계에서도 이 두 가치가 가장 중요했다. 이후 그녀는 일상의 선택과 대화에서 이 두 가치를 기준으로 삼았고, 가족들에게도 자신의 가치관을 솔직하게 공유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의 성적보다 배움의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명확히 표현했고, 남편과의 대화에서도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자신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했다.

몇 달 후 그녀는 "이제 가족들이 제 말의 진심을 이해하고, 저도 그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것이 바로 자기 인식과 관계적 투명성, 내면화된 도덕 관점이 만들어낸 변화였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50대 중반의 남성 고객은 은퇴를 앞두고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코칭을 찾았다. 그는 직장 생활 내내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며 살아왔고, 정작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코칭을 통해 그는 자신의 강점과 가치를 재발견했고, '배움'과 '기여'라는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은퇴 후 삶을 설계했다. 그는 결국 지역 도서관에서 독서 모임을 이끌며 젊은 세대와 지식을 나누는 삶을 선택했다. 그의 표정은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실천을 위한 구체적 방법

그렇다면 어떻게 진정성을 기반으로 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첫째, 자기 인식을 높이는 일상적 실천이 필요하다. 

매일 아침 15분씩 자신의 감정과 목표를 기록하는 시간을 가져보라.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그 감정이 자신의 어떤 가치와 연결되는지 탐색하는 것이다. 자기 인식은 자신의 고유한 재능, 강점, 목적 의식, 핵심 가치, 신념, 욕구를 지속적으로 이해해 나가는 과정이다.

둘째, 균형 잡힌 정보 처리를 연습하라.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다면, 의도적으로 다양한 관점을 수집하고 자신의 편향을 점검하라. "나는 어떤 정보를 놓치고 있을까?" "다른 사람은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라고 질문하는 습관을 들여라. 가족 간의 갈등 상황에서도, 자녀의 진로를 결정할 때도, 내 관점만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셋째, 관계적 투명성을 실천하라. 

이는 자신의 진정한 생각과 감정을 주변 사람들과 솔직하게 공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완벽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가족이나 친구들과 협력하는 모습이 더 강력한 신뢰를 만든다. 자신의 약점까지도 인정하고 수용할 때, 비로소 주변 사람들과 진정으로 협력하고 포용적인 관계를 만들 수 있다.

넷째, 자기 규제를 통해 가치와 행동을 일치시켜라. 

자기 인식을 통해 자신의 가치와 신념을 파악했다면, 이제는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자기 규제가 필요하다. 자기 규제는 자신의 가치와 의도, 그리고 실제 행동을 일치시키는 과정이다. 이는 외부의 압력이나 보상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동기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진정성이 만드는 지속 가능한 삶

진정성의 궁극적 목표는 지속 가능한 행복이다. 단기적 만족을 위해 자신의 가치를 희생하거나, 말과 행동이 다른 삶은 결국 내면의 공허함으로 이어진다. 만약 자신이 말과 행동이 다르다면, 주변 사람들은 결국 그 진정성을 의심하게 되고 관계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반면 진정성 있는 사람은 자신의 원칙, 가치, 윤리를 행동으로 보여주며, 이를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신뢰를 구축하고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진정성 있는 삶은 자기 인식을 높이고,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하는 지속적인 과정이다. 이러한 관계와 긍정적인 태도는 불확실성과 어려움 속에서도 기대 이상의 진정하고 지속 가능한 행복을 달성하도록 이끌어준다.

코칭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고객들이 "어떻게 하면 더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라고 묻는다. 나는 그때마다 이렇게 답한다. "먼저 자신에게 진실한 사람이 되어보세요." 진정성은 테크닉이 아니라 존재 방식이다.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고, 자신의 가치를 명확히 하며, 그것을 일관되게 행동으로 옮기는 것. 이것이 흔들리지 않는 진정한 삶을 사는 유일한 길이다.

성찰 질문

1. 나는 내 삶의 핵심 가치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가?

2. 최근 내린 중요한 결정이 나의 진정한 가치와 일치했는가?

참고문헌

• Avolio, B. J., & Gardner, W. L. (2005). Authentic leadership development: Getting to the root of positive forms of leadership. The Leadership Quarterly, 16(3), 315-338.

• Walumbwa, F. O., Avolio, B. J., Gardner, W. L., Wernsing, T. S., & Peterson, S. J. (2008). Authentic leadership: Development and validation of a theory-based measure. Journal of Management, 34(1), 89-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