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앞에 선 코치 (2-3번 역량)_황현호 원장 new

작성자: 최고관리자님    작성일시: 작성일2025-12-05 07:09:53    조회: 14회    댓글: 0

거울 앞에 선 코치

(2-3번 역량)



황현호 원장

국제코치훈련원 원장

한국부부행복코칭센터 원장

아주대학교경영대학원 겸임교수

광운대학교교육대학원 겸임교수

숭실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전, ICF코리아챕터 회장

 


어느 코칭 슈퍼비전 세션에서 있었던 일이다. 십오 년 경력의 한 베테랑 코치가 자신의 세션 녹음 파일을 들려주었다. 녹음을 듣던 슈퍼바이저는 코치가 고객의 말을 자주 끊고, 질문 속에 이미 답을 암시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그 패턴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저는 십 년 넘게 이런 식으로 코칭해왔는데요..." 그의 말에는 놀라움과 당혹감이 섞여 있었다.


반면 자격증을 취득한 지 채 일 년이 되지 않은 신입 코치는 달랐다. 그는 매 세션이 끝날 때마다 자신의 질문과 고객의 침묵을 견디는 능력을 성찰 일지에 기록했다. 녹음 파일을 반복해서 들으며 자신의 경청 습관을 점검하고, 다음 세션에서는 침묵을 더 오래 유지해보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그는 지난주보다 나은 코치가 되기 위해 매일 거울 앞에 섰다.


과연 누가 더 빠르게 성장할까. 존 듀이는 우리가 경험 자체가 아니라 경험에 대한 성찰을 통해 배운다고 강조했다. 만약 경력있는 코치가 자신의 코칭 패턴을 돌아보지 않고 익숙한 방식만 반복한다면, 그것은 십 년의 경력이 아니라 일 년의 경력을 열 번 반복한 것에 불과할 수 있다.


성찰과 학습, 코치 성장의 두 날개

ICF는 2025년 핵심 역량 개정판에서 2번 '코칭 마인드를 체화한다'는 역량의 정의를 보다 명확히 했다. 특히 지속적인 학습과 발전에 참여하고, 필요시 슈퍼비전이나 멘토 코치와 함께 일하며, 자신의 코칭을 향상시키기 위한 지속적인 성찰 활동을 개발해야 함을 강조한다. 이는 코치가 단순히 세션을 진행하는 실행가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고 개선하는 학습자가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2-3번)


성찰 없는 경력은 반복일 뿐이다

많은 코치들이 세션이 끝나는 순간 노트북을 닫고 곧바로 다음 일정으로 넘어간다. "오늘 고객이 만족했으니 잘됐다"거나 "아까 그 질문은 조금 아쉬웠는데" 정도의 짧은 생각만 스칠 뿐이다. 하지만 진정한 성장은 세션이 끝난 직후, 홀로 남겨진 고요한 시간에 시작된다. 성찰 활동은 자신의 코칭을 향상시키기 위한 지속적인 실천으로 개발되어야 한다. 


첫째, 자신만의 성찰 루틴을 구축해야 한다. 

세션 직후 십 분, 혹은 하루를 마감하는 저녁 시간 등 정해진 시간에 성찰 일지를 쓰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한 사실 나열이 아니라 내면의 탐색이다. "고객이 무슨 말을 했는가"를 기록하는 것은 회의록일 뿐이다. 진정한 성찰 일지는 "그때 내 안에서 어떤 감정이 올라왔는가", "내가 그 질문을 던진 의도는 무엇이었는가", "고객의 침묵을 나는 어떻게 견뎠는가"를 담아내야 한다.


예를 들어 삶의 전환기를 맞은 고객과 세션을 진행한 한 코치는 자신도 모르게 해결책을 제시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일어났음을 성찰 일지에 적었다. 그는 이 패턴을 인식한 후 다음 세션에서 의도적으로 침묵을 더 길게 유지하고, 고객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기다리는 연습을 했다. 또 다른 코치는 고객이 감정적으로 격해졌을 때 자신이 불편함을 느끼고 주제를 전환하려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를 인식한 후 그는 감정의 순간을 더 오래 머무르며 고객의 감정을 충분히 탐색하는 연습을 시작했다.


둘째, 자신의 코칭을 제삼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는 자신의 목소리와 질문 습관에 너무 익숙해져서 문제점을 발견하기 어렵다. 고객의 동의를 얻어 세션을 녹음하고 다시 듣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가장 강력한 성찰 도구다. 녹음된 파일 속에서 내가 고객의 말을 끊고 있지는 않은지, 해결하고 싶은 욕심에 유도 심문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할 수 있다. 거울을 보지 않고는 얼굴에 묻은 얼룩을 닦을 수 없듯, 자신의 코칭을 직면하지 않고는 결코 나아질 수 없다.


셋째, 성찰의 결과를 반드시 다음 세션에 적용해야 한다. 

반성만 하고 행동이 바뀌지 않는다면 그것은 성찰이 아니라 후회에 불과하다. "지난번에 나는 침묵을 견디지 못하고 바로 다음 질문을 던졌으니, 이번에는 고객이 대답할 때까지 속으로 다섯을 세어보자"처럼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한다. 이 작은 수정들이 쌓여 코치의 근육이 된다.


교육 현장에 통합된 성찰 훈련

코칭 교육과 훈련 전문가로서 우리는 이론만 가르치는 것을 넘어, 교육생들이 실제로 성찰과 지속적 학습 습관을 체화할 수 있도록 구조화된 훈련을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교육 과정에서 모든 실습 세션 후 십 분간의 성찰 일지 작성 시간을 의무적으로 배정하거나, 동료 간 녹음 파일을 함께 검토하며 피드백을 나누는 세션을 포함할 수 있다.


또한 최신 코칭 트렌드와 기술 활용에 대한 정보를 정기적으로 공유하는 학습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교육생들이 졸업 후에도 지속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지속적인 전문성 개발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인 개선의 핵심 수단이다. 코칭은 자전거를 배우는 것과 같다. 한 번 배웠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번 타면서 균형 감각을 유지하고 새로운 길에 적응해야 한다.


코칭은 보이지 않는 마음을 다루는 예술이다. 화가가 그림을 그리다가 잠시 뒤로 물러나 전체를 조망하듯, 코치에게도 멈춤의 시간이 필요하다. 바쁘게 달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오늘 당신은 노트북을 덮기 전, 잠시 멈추어 거울 앞에 섰는가. 그 거울 속에서 당신은 어떤 코치의 모습을 보았는가.



성찰 질문

1. 당신은 코칭 세션이 끝난 후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 확보해 둔 구체적인 시간이나 의식이 있나요?

2. 최근 코칭 관련하여 새롭게 학습한 것은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실제 코칭에 적용하고 있나요?

 

참고문헌

ICF Core Competency 2.03 Develops an ongoing reflective practice to enhance one’s coaching.

(한국어 번역) ICF 핵심 역량 2.03 코칭 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성찰 활동을 개발한다.


국내 상담자 자기성찰 및 성찰적 실천 연구 동향 https://www.kci.go.kr/kciportal/landing/article.kci?arti_id=ART002933550

비판적 성찰 훈련에 참여한 신규간호사의 경험 https://www.kci.go.kr/kciportal/landing/article.kci?arti_id=ART00247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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